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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함이 퇴사로 이어지기 전에

안녕하세요, 하이커 님
'지옥을 상상한다면, 당신이 계속 지루함을 느끼는 그곳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If I were to imagine Hell, it would be the place where you were continually bored.)'
국내에선 <사랑의 기술>이란 책으로 잘 알려진 정신분석학자이자 철학자인 에리히 프롬의 말입니다. 지옥에 비견된다면, 계속 지루함을 느끼는 '그곳'을 떠나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겠지요. 구성원들이 지루함을 느끼고 회사를 떠나는 모습은 실제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강의 플랫폼 유데미(Udemy)의 2016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 직장인의 43%가 직장에서 지루함을 느끼고, 지루함을 느끼는 구성원이 회사를 떠날 가능성이 그러지 않은 경우보다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글로벌 인사조직 컨설팅 기업 콘페리(Korn Ferry)의 2018년 조사에서도 이직을 계획하는 이유 1위로 '지루해서, 새로운 도전이 필요해서'(33%)가 꼽히기도 했습니다.
반복되는 업무에서 누구나 간혹 지루함을 느낄 수 있지만, 그런 감정과 상태가 지속되어 퇴사 결심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은 막아야겠지요. 지루함이 쌓여 만성 피로와 무력감으로 나타날 때의 증상을 보어 아웃(bore out)이라고 부릅니다. 무력감에 빠진다는 측면에서 번아웃(burnout)과 비교되지요. 이번 주 Lemonbase Camp Weekly(LbC Weekly)에선 '보어 아웃'이 무엇인지, 그리고 보어 아웃에서 벗어나 부정적인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방법엔 어떤 것이 있을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LbC Weekly는 성과관리 서비스 레몬베이스의 지식과 노하우를 모아둔 '레몬베이스 캠프'에서 최신의 이슈와 트렌드만 선별하여 보내드립니다.
2022.11.9. #29
이번 주 성과관리 고민은 보어 아웃(bore out)입니다.

"지루함을 느끼는 구성원, 이직 가능성 2배 높다"

보어 아웃의 위험성은 최근 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납니다.(링크) 기업용 소프트웨어 분석 기업인 캡테라(Capterra)가 2021년 영국 아일랜드 기업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일이 지루해졌다'는 응답 비율이 42%에 달했습니다.

"보어 아웃을 경험한 직장인 41%"

한국의 경우도 다르지 않습니다. 잡코리아가 직장인 7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어 아웃 경험 현황'에 따르면, 응답자 중 41%가 '직장생활을 하며 보어 아웃을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응답 비율은 △대리급(45.1%) △과장급 이상(42.6%), △사원급(39.5%) 순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보어 아웃의 감정이 번아웃과 비슷한 양상으로 표출된다는 점입니다. 혹시 아래의 감정이 반복되나요? 번아웃일 수도 있지만 원인이 전혀 다른 보어 아웃일 수도 있습니다.
짜증이 난다
냉소적이다
무기력하다
자신이 무가치하다고 느낀다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번아웃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지만, 보어 아웃은 문제를 숨기게 되는 경향이 커서 어쩌면 해결이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과로 때문에 지쳤다'는 사실은 드러낼 수 있지만 '일이 부족해서 지루하다'는 말을 꺼내긴 쉽지 않겠지요. 업무량이 부족하다는 것은 꼭 개인만의 문제는 아닐 수 있습니다. 개인의 역량에 맞춰 목표를 설정하고 일의 의미를 설명할 책임이 조직과 리더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해법 역시 '개인의 의지로 극복하는 것'에만 있지 않겠지요. 따라서 보어 아웃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방안 중에서도 문제를 드러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고 싶습니다.

지루함이 오래 지속되지 않도록

보어 아웃을 경험하는 구성원들이 이직을 고려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일을 하면서 느끼는 지루함이 오래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때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을 순서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1. 머릿속에 있는 일감과 감정을 모두 쏟아낸다.
일종의 '브레인 덤프'(brain dump)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브레인 덤프는 여기서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모두 쏟아내듯 백지에 써내려가는 활동을 의미합니다. 왼쪽 칼럼엔 해야 할 일, 오른쪽 칼럼엔 그 일을 대하는 자신의 감정을 기록하는 것인데요. 이 과정을 통해 무엇 때문에 지루한지를 자문해야 합니다.(링크) 스트레스를 다스리기 위한 일련의 과정으로서 브레인 덤프는 번아웃에도 역시 적용할 수 있습니다.(링크)
2. '지루하다'는 사실을 리더에게 알린다.
지루한 이유를 스스로 깨달았다면, 변화를 위해서 자신의 상태를 알려야 합니다. 역량에 비해 일이 적거나 쉬워서, 다른 일에 관심이 있거나 맡고 있는 일이 무의미하다고 느껴서 등등 지루함을 느끼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개인이 돌파하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리더는 구성원이 일에서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꺼낼 수 있도록, 심리적 안전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심리적 안전감'은 구성원이 업무와 관련해 그 어떤 의견을 제기해도 벌을 받거나 보복을 당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 조직 환경이라고 정의합니다.
3. 새로운 도전거리를 찾아 가볍게 시도한다.
보어 아웃은 또다른 모습의 번아웃으로 분류되기도 합니다.(링크) 도전과제 부족에 따른 번아웃(under-challenged burnout) 유형으로,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에 가볍게 도전함으로써 재미도 의미도 있는 일을 향해 나아가는 한 걸음을 뗄 수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가벼운 마음'입니다. 호기심이 생기는 어떤 분야든, 어떤 기술이든 시도하고 배워보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할 때 지루함과 싸우느라 소진된 에너지가 조금씩 차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 단계로, 보어 아웃과 번아웃을 해소하는 공통 해법으로 제시되는 방안 중 하나가 바로 잡 크래프팅(Job Crafting)입니다. '주어진 업무를 스스로 변화시켜 의미 있는 일로 만드는 일련의 활동들'을 뜻하지요. 잡 크래프팅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선 다음주 레터에서 이어서 다루겠습니다. 많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