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구성원이 함께 지켜나갈 미션/비전과 함께 핵심가치(core value)를 만들었는데요, 아직 성과관리 제도는 따로 없습니다. 채용 면접과 신규 입사자 수습 리뷰도 모두 핵심가치를 기반으로 진행해요. 그리고 앞으로도 한동안은 별도의 평가지표를 만들기보다는 핵심가치 기반으로 반기/연말 평가를 모두 진행하고 싶습니다. 핵심가치로 평가를 잘 진행하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이런 고민을 토로하는 초기 스타트업 인사 담당자 분들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핵심가치를 기반으로 평가를 잘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노하우를 나누기 위해 1편에선 핵심가치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행동지표로 정의하는 방법을, 2편에선 핵심가치를 수립하고 정교화하는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이번 마지막 3편에서는 실무적으로, 핵심가치를 활용해 평가 템플릿을 만드는 방법을 보여드리겠습니다.
(3) 핵심가치 기반 평가 템플릿 만들기
가상의 회사인 A사의 핵심가치 중에 '주인의식'이 있다고 해봅시다. 여러분의 머릿속에서 '주인의식'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주인의식'이라는 말을 들으면 '조직의 목표를 나의 목표와 일치시킨다'는 태도 및 행동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주인의식'에 대해 어떤 사람은 '책임감을 바탕으로 한 투철한 직업의식'을 의미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사람마다 추상적인 단어를 달리 정의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지요. 저마다 '개념화(모호하고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화)'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A사의 구성원들끼리는 개념화를 거친 정의에 대해 합의를 이뤄야 핵심가치에 대해 헷갈리는 일이 줄어들겠지요. (개념화에 대해서 더 깊이 탐구해보고 싶다면, '추상적인 가치를 측정하는 방법'을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렇게 개념화를 거친 '주인의식'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바탕으로 행동지표를 도출했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A사는 조직에서 중요시하는 역량을 모아서 아래와 같이 '역량사전'을 만들었습니다!
(핵심가치를 행동지표화하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1) 핵심가치의 행동지표화를 참고해 주세요.)
A사에서는 주인의식, 개방적 의사소통, 창의성을 모든 구성원이 지켜야 할 세 가지 핵심가치로 수립했고, 각각의 가치에 대해 관찰 가능한 행동지표들로 역량사전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행동 차원으로 구체화하면 구성원들이 핵심가치에 대해 동일한 이해 수준을 갖출 수 있는 데 도움이 됩니다. 물론 이 사전은 한번 만들어졌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 경영진과 구성원들의 의견을 토대로 꾸준히 개선되어야겠지요.
핵심가치 기반 평가 템플릿 만들기
자, 이제 준비를 마쳤으니 대망의 평가 템플릿 만들기에 도전해 봅시다. 평가 템플릿 만들기는 무엇을, 어떻게 평가할지 생각하는 데에서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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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에 해당하는 것은 업적, 역량, 태도 등 평가의 기준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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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는 해당 기준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판단하기 위한 일종의 가이드를 의미합니다.
'어떻게'에 해당하는 것을 '평가 척도'라고 하는데요. 핵심가치를 기반으로 정량적인 평가를 할 때에는 보통 'BOS(Behavioral Observation Scales: 행위빈도고과법)' 방식과 'BARS(Behavior Anchor Rating Scales: 행동기준고과법)' 방식이 활용되곤 합니다. 두 방식의 차이는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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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 방식: 구체화된 행동지표/행동지침과 같이 관찰 가능한 행동이 피평가자에게 얼마나 자주 발현되는가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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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S 방식: 각 핵심가치에 요구되는 행동지표에 대해 수준(level)별로 정의하고, 피평가자의 행동이 회사가 요구하는 기준 행동에 얼마나 가까운지 평가하는 방식
만약 A사가 BARS 방식을 통해 구성원의 역할에 맞는 평가를 하고 싶다면 직급별 행동지표화를 거쳐 역량사전을 만들어야 합니다. 일단, A사의 역량사전 양식에 수준별 정의가 나누어져 있지는 않으니, 이번에는 비교적 간단한 BOS 방식으로 핵심가치 기반 평가를 실시해보기로 하겠습니다.
1. BOS 방식
BOS 방식은 조직 내 누구나 같은 기준으로 'Observation(행위 관찰)'을 할 수 있도록 평가 척도의 등급 또는 점수별 의미를 명확하게 정의하여 구성원들에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아래 예시와 같이 S-A-B-C의 등급을 매기는 방식으로 피평가자의 핵심가치 관련 행동을 평가하는 방식이라면, S-A-B-C가 각각 행위의 빈도를 어느 정도로 보이는 것인지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그러면 A사의 핵심가치 '주인의식'의 각 행동지표에 대해 평가 척도 정의를 참고하여 평가자가 등급을 매길 수 있을 것입니다.
2. BARS 방식
한편, BARS 방식은 또 다른 가상의 회사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B사는 A사와 다르게 각 핵심가치에 대해 수준별(Lv.1~4)로 나누어 정의하고 있는데요. 각 피평가자에게 요구되는 수준을 정하고, 그에 비해 실제 수준은 어디에 해당하는지 평가하도록 합니다.
B회사는 아래와 같이 평가 템플릿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핵심가치에 대해 정량적으로만 평가하는 방식보다는 그 평가 근거를 주관식으로 서술할 수 있도록 템플릿을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해야, 피평가자 입장에서도 결과에 대해 납득할 수 있고, 평가 근거에 대해 함께 1:1 미팅을 통해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피드백으로 연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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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핵심가치 기반으로 평가를 진행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