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하이커 님
2년 넘게 지속된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으로 미국에서만 연간 수백만 명의 퇴사자가 나오며 '대퇴사 시대(The Great Resignation)'라는 용어가 화두로 떠올랐지요. 이제 엔데믹(감염병의 주기적 유행)으로 접어들면서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는 가운데, 퇴사는 하지 않았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몰입이 깨진 채로 업무를 이어가고 있는 '숨은 퇴사(Hidden Resignation)'가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Lemonbase Camp Weekly(LbC Weekly)에서는 팬데믹 전 상황으로의 회귀가 아닌 팬데믹을 겪은 후의 회복에 대해 이야기 나누려 합니다.
LbC Weekly는 성과관리 서비스 레몬베이스의 지식과 노하우를 모아둔 레몬베이스 캠프에서 최신의 이슈와 트렌드만 선별하여 보내드립니다.
2022.5.4. #5
'숨은 퇴사'를 찾는 방법
숨은 퇴사, 회사가 직면한 현실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것에 실망하여, 일에 전념하고 싶은 구성원의 동기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즉, 구성원이 업무에 몰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지요.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의 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직원의 40%가 3~6개월 내 이직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의 18%는 이직할 가능성이 높거나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맥킨지 아티클 캡처
물론 이 같은 현상이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양복 안주머니나 책상 서랍 깊숙이 사직서를 넣어두고 오늘도 출근한다'는 말을 우리는 심심찮게 듣기도 하고, 하기도 하지요. 여느 회사원의 모습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회사를 다니는 구성원 입장에서도, 그 구성원과 함께 성과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리더의 입장에서도 그저 흔한 직장인의 모습.jpg라며 웃어 넘길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지금 맡고 있는 일에 대한 동기 부여가 되지 않고 몰입이 깨진 상태에서, 목표를 달성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결국 '숨은 퇴사'를 찾아서 구성원이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조직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숨은 퇴사'의 반대말이라고 할 수 있는 '몰입'에 대해서도 정의를 내리고 넘어가야겠네요. 구성원 몰입(employee engagement)은 다양하게 해석되는데, 갤럽이 내린 정의가 명쾌하더군요. 갤럽은 구성원 몰입이란 구성원이 일에 몰두하고 열정을 보이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즉, 구성원들이 일에 얼마나 깊숙이 관여하고 열정을 보이는지로 몰입 여부를 판단할 수 있고, 구성원이 업무에 활발히 참여하는지 아니면 그저 단순히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로 판가름할 수 있습니다. 구성원과 일, 그리고 회사와의 '연결'로 몰입을 확인하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팬데믹을 겪으면서 몰입이 깨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으면서 많은 구성원들이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채 재택 근무를 하게 되었지요. 자녀를 돌보면서 일해야 하거나, 자율적인 업무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채 급격히 늘어난 줌 미팅으로 인해 피로가 누적되는 등 업무 환경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회사에서 나에게 기대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상태, 내 일을 제대로 해내기 위한 장비가 다 갖춰지지 않은 상태, 나의 강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상태에 빠지게 된 것이지요. 예고 없이 닥친 변화는 또 구성원들로 하여금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나의 인생에서 왜 중요한지', '시간을 어디에 쓸 것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팬데믹 상황에서 벗어났다고 하여 일에 대한 가치관이 이전과 같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긴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그래서 조직 차원에서 '구성원 각자의 일이 왜 중요한지' '지금 맡은 일이 조직과 구성원 개인의 목표와 어떻게 깊은 연관을 가지는지' 등에 대해 답할 준비를 지금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지요.
이를 위해선 먼저 '숨은 퇴사'를 감지해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숨은 퇴사'의 조짐은 우선 부업에 쓰는 시간이 늘어나는 데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부업에 쓰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은 본업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있거나, 본업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인사이더가 인용한 부업플랫폼 달러스프라우트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주당 15시간 이상을 부업에 쓴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27%)이 전년(12%) 대비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한국에서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추경호 의원실이 통계청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본업 외의 일을 하고 있는 '부업자' 수는 2019년 52만 명, 2020년 47만 명에 이어 2021년 7월 기준 약 56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링크) 이밖에도 잦은 결근이나 다른 동료들과의 소통이 줄어든 모습 등에서 '숨은 퇴사'의 징조를 찾을 수 있습니다.
'숨은 퇴사'를 막는 방법
그럼, '숨은 퇴사'가 실제 퇴사로 이어지는 것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구성원 요구의 변화를 감지하기 위한 주기적인 체크인
'숨은 퇴사'를 막고, 몰입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선 구성원 요구의 '변화'에 귀 기울여야만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변화'를 감지하는 것인데요. 리더들은 종종 구성원의 요구를 알고 있다고 착각하곤 합니다. 이러한 착각은 요구가 변하지 않고 고정되어 있다고 여기는 것에서 기인할 때가 많지요. 그래서 구성원이 몰입하기 위해 필요한 요건들이 모두 갖춰져 있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1:1 대화가 필요합니다.(링크) 애나 코닉 클락와이즈의 커뮤니티 부문장은 SHRM을 통해 "구성원에게 업무를 완수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과 자원이 주어졌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 구성원의 기여에 대한 공개적인 칭찬
또, 조직의 성과에 대한 구성원의 기여를 개인적으로, 그리고 공개적으로 칭찬하고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칭찬에서 구성원 각자는 일의 목적과 의미, 가치를 인식할 수 있지요. 또한 이처럼 공개적으로 감사를 표현하는 것이 구성원의 건강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는 미국 뉴욕대, 애리조나대 등 4개 대학의 공동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공개적인 칭찬을 받지 못한 구성원은 흡연, 음주, 과식 등 건강하지 못한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풀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링크)
3. 구성원과 팀 안팎을 연결하는 '커넥터' 역할을 하는 리더
구성원의 동기와 관심, 목표를 심층적으로 알아내려면 리더는 답변을 이끌어낼 수 있는, 올바른 질문을 던지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또, 리더 혼자 '코치'가 되겠다는 부담을 가질 필요 없이 구성원 서로가 각자의 기술을 공유할 수 있는, 포용적인 팀을 만들어야 하지요. 그리고 구성원에게 필요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리더를 팀 밖에서도 찾아 구성원과 연결해야 합니다. 이 같은 '커넥터'로서의 리더 역할은 구글이 정의한 '최고의 매니저들이 보이는 행동 특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구글은 ▴좋은 코치이며 ▴포용적인 팀 환경을 구축하며 팀원들의 성공과 안녕에 관심을 보인다 ▴팀원의 커리어 개발을 지원하고 그들의 성과에 대해 논의한다 등의 행동을 매니저들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