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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매니징을 그만두고 싶은 팀장을 위해

Updated
2023/02/21
Tag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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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하늘(Content Manager) arthur@lemonbase.com

마이크로매니징 없이 팀의 업무 관리하기

“어느 날, 부장님이 제게 협력사와의 메일 소통 업무를 맡아달라고 하셨어요. 구체적인 지침이나 이 일을 제가 왜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맥락을 설명해주시지는 않았지만, 중요한 일을 맡겨주신 것 같아 내심 기분이 좋았죠. 그런데 그 다음날부터 ‘왜 참조를 걸지 않았느냐’ ‘왜 이런 표현을 사용했느냐’ ‘왜 이 시간대에 보냈느냐’ 하며 하나하나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지적하고 수정을 요구하셨어요. 이럴 거면 애초에 명확한 지침이나 예시를 주셨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우리 팀의 신규 사업 기획 발표를 살펴보다가, ~~한 관점의 영향 분석이 포함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간 언급한 적은 없지만, 맥락을 살펴보니 이 내용이 중요하겠더라고요. 그래서 담당 팀원을 불러서 이걸 얼른 추가해야 한다고 얘기했죠. 발표까지 이틀 밖에 남지 않았었지만,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되니 어쩔 수 있나요. 워낙 급박한 상황인데다, 이 포인트를 팀원이 미리 못 챙겼다고 생각하니 불안하기도 해서 잘 수정되고 있는지 수시로 확인했어요. 그렇다고 이제 와서 팀원이 하던 일을 다시 가져올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요? 어찌어찌 준비해서 발표를 끝냈는데, 그 이후로 팀원의 표정이 썩 좋지 않네요.”

마이크로매니징, 얼마나 안 좋은 건가요?

마이크로매니징을 당하는 사람은 괴롭다 마이크로매니징.’ 이 단어에 대한 여러분의 인식은 어떤가요? 물어볼 것도 없이 나쁘지 않느냐는 하이커 여러분의 목소리가 벌써 들리는 듯합니다. 실제로 여러 조사와 연구를 통해 마이크로매니징이 조직과 그 구성원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마이크로매니징을 당하는 구성원은 업무 자율성 및 오너십 저하로 인해 자존감과 자신감이 떨어지고 업무 동기도 낮아집니다. 포브스가 인용한 설문조사(링크) 결과에 따르면 응답한 구성원의 79%가 마이크로매니징을 경험했고, 그중 85%가 업무 사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링크) 지속적인 마이크로매니징은 우울증, 수면장애 등의 정신 질환으로 이어질 정도의 스트레스를 유발하기도 하지요. 이러한 부정적인 영향은 곧 구성원 리텐션(retention) 저하의 요인이 되어 조직에도 피해를 입힙니다.(링크)
마이크로매니징, 하는 사람에게도 문제 마이크로매니징의 더 큰 문제는 마이크로매니징을 하는 관리자 본인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우선 중간관리자의 업무와 스트레스가 크게 늘어납니다. 구성원의 업무를 하나하나 세세하게 관리하면, 그만큼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할 수 없을 만큼 일이 늘어나는 셈입니다. 또 이로 인해 시간과 에너지를 쏟다 보면 팀 전체 단위의 큰 업무를 계획하기 위한 전략적 사고를 하기도 힘들어집니다. 이러한 상황은 중간관리자의 번아웃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기도 하죠.(링크) 또 업무를 적절하게 위임하지 못하고 마이크로매니징을 통해 팀의 업무를 관리하는 중간관리자는 더 큰 책임을 맡거나 커리어를 발전시키는 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이렇듯 적절하지 못한 마이크로매니징은 조직 내 누구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마이크로매니징을 그만둘 수 있을까요? 마이크로매니징 없이 팀을 관리하고 싶은 중간관리자를 위한 개선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업무 위임하기: 중간관리자가 모든 일을 직접 할 수는 없다

마이크로매니징을 해소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으로 자주 언급되는 것이 바로 ‘업무와 권한의 위임’입니다. 마이크로매니징은 리더가 구성원 각자에게 주어진 업무와 책임을 자신의 것으로 생각해 놓지 못하고 계속 자신의 방식대로 수행되도록 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지요. 그렇기에 업무를 제대로 위임하고, 위임된 업무에 대한 구성원과 리더 사이의 관계와 역할을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레몬베이스는 이전에 LbC Weekly를 통해 권한 위임의 중요성과 방법을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마이크로매니징 해소를 위한 업무 위임의 방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위임할 일을 찾고, 일단 위임해보세요
업무를 위임하려 하면 가장 먼저 드는 의문은 ‘무슨 일을 위임해야 하는가’일 겁니다. 내가 관리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업무에 대한 권한을 구성원에게 위임하자니 어떤 일을 맡겨야 할지 막막해지는 경우가 많지요. 위임할 업무의 결정은 기본적으로 팀의 목표와 업무 환경, 구성원의 역량과 숙련도 등을 고려해 팀의 리더 본인이 판단하되, 구성원과의 1:1 미팅을 통해 합의를 거쳐 확정해야 합니다. 이때 HBR은 위임할 업무를 일차적으로 선별하기 위한 힌트를 ‘6T’로 제시했는데요(링크), 간략히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런 특성을 지닌 업무부터 위임해봅시다 - 비교적 작은 단위의 업무(Tiny) - 반복적으로 수행되어야 하는 업무(Tedious) - 완수 예정 기간이 길어 특정 담당자가 오래 붙잡아야 하는 업무(Time-Consuming) - 리더(중간관리자)가 그간 수행해온 업무 과정을 직접 가르칠 수 있는 업무(Teachable) - 구성원이 가진 능력을 통해 업무 수행에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업무(Terrible At) - 시간에 민감해 특정 담당자가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업무(Time Sensitive)
위임한 업무에 대한 로드맵을 요구하세요
업무 위임이 그 일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업무를 위임받는 구성원이 실제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오히려 중간관리자의 본연의 업무라고 할 수 있지요. 위임한 업무에 대한 관리는 해당 업무를 어떻게(어떤 결과물을 기대하며), 어떤 과정을 거쳐, 언제까지 수행할 것인가를 업무를 위임받은 구성원이 직접 계획하게 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는 데서 시작합니다. 중간관리자는 이 계획 단계에서 구성원에게 질문을 던지며 실무 계획 중 빈 곳을 메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링크)
이 과정에서 구성원이 마련한 계획에 전반적으로 동의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간 본인의 업무 경험과 지식, 현재 업무 상황 및 환경 등에 비추어봤을 때 해당 계획의 성공 및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된다면, 이 판단을 구성원과 공유하고 합의점을 찾아야 합니다. 이때 구성원의 계획을 없던 것으로 하고 본인의 판단에 따른 계획에 전적으로 따를 것을 요구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대신 구성원의 계획대로 진행했다가 업무 목표 달성에 실패했을 때를 대비한 ‘보완 계획(recovery plan)’을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일차적인 실패가 있더라도, 구성원은 이를 통해 경험을 쌓으며 성장할 수 있고, 중간관리자 역시 보완 계획을 통한 업무 수정의 경험을 얻으며 자신의 역할과 지위에 맞는 업무 책임을 다할 수 있습니다.
업무의 기대치를 관리하세요
업무를 위임하면 업무 과정을 하나하나 세세히 지시하고 관리하는 것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러므로 업무를 위임할 때 중간관리자는 ‘업무를 어떤 방식으로 수행하는가’뿐 아니라 ‘이 업무를 통해 어떤 것이 어느 정도로 달성되어야 하는가’, 즉 업무의 기대치를 전해야 합니다.(링크) 예를 들어, 이 글을 쓰고 있는 제가 레몬베이스 캠프(LbC)의 운영 실무 전반의 업무를 리더로부터 위임 받는 상황이라면, 리더는 ‘LbC의 운영 방식’과 더불어 위임자가 LbC를 통해 ‘중간관리자가 겪는 어려운 점들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는 콘텐츠를 주 1회 발행’하기를 바란다는 식의 운영상의 기대치를 미리 전달하고, 이에 대해 구성원과 합의해야 하는 것이지요. 위임한 이후에도 이러한 기대치가 잘 충족되고 있는지를 위주로 업무 상황을 체크인하되, 그 과정의 일거수일투족을 세세하게 묻거나 관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위임한 뒤에는 마이크로매니저가 아니라 코치가 되어보세요
계획이 수립되고 나면, 실제 업무의 실행 과정에서 중간관리자가 해당 업무와 담당 구성원에게 해야 할 일은 마이크로매니징이 아니라 ‘코칭’과 ‘마이크로모니터링’입니다.(링크) 앞서 언급한 LbC Weekly에서는 신뢰와 투명성을 기반으로 한 ‘체크인’ 방식의 마이크로모니터링을 권장했습니다. 계획 단계에서 체크인의 주기를 정하고, 이에 따라 측정 가능한 업무 결과를 추적하며 위임한 업무가 실제 잘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업무를 위임받은 구성원이 실제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코치로서 중간관리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마이크로매니저와 코치가 어떻게 다른지, 갤럽의 정리를 살펴보면서 지향점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권한을 위임한 후의 관리 방법’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Lemonbase Camp Weekly #28을 참고하세요!  “권한 위임 후 진행상황을 묻기가 어려워요”

 ‘참여의 리듬’을 구성원에 맞추기

마이크로매니징을 하고자 하는 충동은 언제 강하게 생길까요? 업무가 잘 진행될 때보다는 문제에 부딪혔을 때 생기게 마련이지요. 이때 많은 중간관리자들은 문제 상황에 바로 뛰어들어 자신의 판단에 따라 지시하는 ‘해결사’로서 등장하곤 합니다. 하지만 중간관리자의 판단과 선택이 언제나 옳으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또, 업무 중 어려운 순간마다 중간관리자의 결정에 의해서만 일이 진행된다면, 구성원은 ‘이럴 거면 이 일을 왜 나한테 맡긴 거지?’라고 생각하게 되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중간관리자는 문제 상황에 곧바로 접근해 지시하기보다, 구성원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 적시에 요청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고 구성원이 조언을 수용적으로 들을 준비가 되었을 때 의견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링크) 모든 구성원에겐 각자의 업무가 있고 그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문제해결력을 현장에서 쌓고 있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중간관리자의 역할을 ‘판단하거나 일을 장악하기’가 아니라 ‘도움을 주는 것’으로 설정해야 합니다.
물론 어려운 상황에 대해 중간관리자가 구성원과 논의한 결과 중간관리자가 적극적으로 상황에 개입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면 이 역시 가능한 선택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렇게 중간관리자가 개입하는 상황이 일견 마이크로매니징처럼 보일 수도 있지요. 하지만 마이크로매니징이 무조건 나쁜 것이라고 할 수 없고, 신규 구성원의 온보딩이나 새로운 프로젝트의 시작과 같이 특정 상황에는 단기적인 마이크로매니징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점은 해당 상황에 대해 구성원과 충분히 논의해 상황 인식과 개입에 대해서도 서로 정렬(align)하는 것입니다. 즉, ‘타이밍’과 ‘얼라인’이 중간관리자의 업무적 개입을 효과적으로 만드는 키워드라 할 수 있습니다.

 ‘완벽주의의 환상’ 버리기

우리가 마주하는 업무 상황은 결과에 대한 압박이 이미 매우 큰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완벽한 결과’에 대한 집착은 이러한 압박감을 가중시키는 요인이지요. 자신이 맡고 있는 팀의 결과에 대한 압박감이 커질수록 세세한 부분까지 관리하려 하는 중간관리자의 마음도 자연스레 커지게 됩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업무 경험과 지식에 기반해 당장의 결과를 내는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팀이 업무 경험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어느 정도의 자율성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높은 압박감에 놓인 상황에서도 팀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실수와 실패를 통해 배우고 더 나은 다음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Fail-Forward’ 문화를 팀에 정착해보세요.(링크) 팀이 실패를 겪은 후 리더가 할 수 있는 최악의 행동 중 하나는 ‘실패에 대한 논의를 회피하며 일에 마침표를 찍지 않는 것’입니다. 이는 실패에 대한 팀의 두려움을 키우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합니다. 중간관리자는 팀이 실패를 겪었을 때, 앞서 언급한 코치 역할을 수행하며 실패의 이유를 같이 찾고, 업무 과정에서 나타난 구성원들의 실수와 선택에 대한 올바른 피드백을 제공해야 합니다. 혹여 팀이 이번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했더라도, Fail-Forward 문화에 기반해 회고하고 회복한다면 더 나은 다음을 도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이크로매니징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전제, 신뢰

마이크로매니징은 중간관리자가 빠지기 가장 쉬운 함정 중 하나이지만, 그에 대한 모든 책임이 중간관리자에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조직 전체의 문화와 상황일 수 있지요. 이에 대한 해결책은 조직 내 신뢰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Fail-Forward’ 문화 정착도 팀 차원에서부터 시도할 수 있는 신뢰 구축의 방법입니다. 여기서 확장해, 조직 전반에 걸쳐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업무를 잘 수행해낼 능력과 오너십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다는 신뢰의 문화를 정착해야 마이크로매니징의 함정에서 조직 전체가 진정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신뢰 구축을 위해서는 주기적이고 구체적인 소통, 성과를 인정하는 적극적인 긍정 피드백, 목표와 계획 및 이에 대한 업데이트를 수시로 공유하는 등의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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