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보딩을 일회성의 이벤트가 아니라, 구성원의 역할을 명확히 파악하고 조직의 문화에 녹아들 수 있게 하는 하나의 ‘과정’으로 여기고 있다는 점이 특별하게 다가왔어요.”
- 레몬베이스에 PO로 새롭게 합류한 Alex
온보딩(onboarding). 영어로 ‘배에 탑승하다’는 뜻에서 유래하여, 신입 구성원이 조직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 알려주고 업무에 필요한 정보와 기술 등을 교육하는 과정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회사에 뼈를 묻는다’는 표현까지 흔히 쓰이던 과거와는 달리, 오늘날에는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조직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금세 떠나버리는 일이 특히 2030세대의 구성원들을 중심으로 흔하게 나타나고 있는데요. 이처럼 인재가 떠나가는 것은 단순히 비용의 문제 이상으로 구성원들의 사기, 생산성 등 다양한 부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링크) 때문에 구성원이 조직을 떠나지 않고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온보딩'을 지원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구성원 입장에서 새로운 조직에 첫발을 내디딜 때, 조직에 대해 느끼는 첫인상을 좌우하는 것도 바로 온보딩 경험입니다. 온보딩 경험이 형편 없었다면 구성원은 자신이 속한 조직의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갖게 되지만, 성공적인 온보딩 경험은 구성원에게 자신이 이 조직과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줄 수 있게 되지요. 갤럽의 보고서에서도 온보딩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이 있는 구성원들은 자신의 일터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조직에 더 오래 머무를 가능성도 2.6배 높게 나타났다고 하지요.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보면 성공적인 온보딩 경험이 주는 효과는 꽤나 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이처럼 성공적인 온보딩 경험을 만들어내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겠지요. 갤럽의 조사에서 신입 구성원들의 12%만이 자신이 경험한 온보딩이 효과적으로 느껴졌다고 답한 것에서 이러한 어려움을 엿볼 수 있습니다.
성공적인 온보딩이란 무엇일까요? 사실 조직마다 추구하는 방향성, 목적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해 단 하나의 정답이 있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조직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온보딩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례들을 살펴보면서 각 조직에 알맞은 온보딩 방식을 그려보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요? 이 글에서는 다른 조직들은 각각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과 더불어, 레몬베이스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온보딩을 다루고 있는지, 어떤 가치를 담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온보딩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기업들
토스에는 구성원들이 일상 속에서 기업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느끼도록 돕는 일을 전담하는 ‘컬처 에반젤리스트’가 따로 있을 정도로 조직문화에 진심인데요. 이들이 신입 구성원을 위한 온보딩 프로그램도 함께 담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약 3개월에 걸쳐 진행되는 온보딩 프로그램은 신입 구성원에게 업무, 기업의 목표와 전략, 문화 등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여 조직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있습니다. 기존 구성원과 1:1로 ‘메이트’ 관계를 맺으며 신입 구성원이 조직에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녹아들 수 있도록 돕는 제도도 있다고 하는군요.(링크)
리디에서도 신입 구성원들이 회사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것을 돕기 위해 팀원들을 만나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온보딩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요. ‘리디 라이프 가이드’ 세션을 통해 기업의 핵심 가치와 업무 방식, 회사 생활에 대한 정보를 소개 하고,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조직에서 사용하는 협업 툴 교육을 진행합니다.
온보딩 프로그램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비단 스타트업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현대자동차 그룹은 예비 입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온보딩 사이트 ‘Hello HMG’를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입사하기 전 체크리스트와 함께 조직 문화와 업무에 대해 미리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콘텐츠를 소개하고 있다고 합니다.
삼성전자, LG화학 등의 기업과 같이 신입 구성원들에게 ‘웰컴 키트’를 제공하는 곳도 많습니다. 과거에는 이른바 입사 선물이라는 이름으로 꽃바구니 정도를 보내주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이제는 기업의 상징, 가치 등을 녹여낸 각종 사무용품과 굿즈를 제공하는 곳이 많아졌지요. 웰컴 키트를 통해 회사에 대한 신입 구성원들의 소속감과 애사심을 높이는 동시에, 대외적인 홍보 효과를 노리는 목적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합격 후에도 조직문화 등 여러 조건을 보고 입사를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이처럼 대기업들도 조직에 대한 긍정적인 첫인상을 구성원이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노트북 파우치, 텀블러, 티셔츠, 메모장과 필기구, 웹캠 커버 등으로 구성된 라인의 웰컴 키트. 라인의 웰컴 키트는 2019년 iF 어워드, 레드 닷 어워드에서 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 수상한 경력도 있다. 라인 제공.
원격 및 하이브리드 근무의 흐름에 맞춰 온라인 온보딩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기업들도 눈길을 끕니다. 카카오 개발팀의 경우 입사 전 ‘랜선 오피스 투어’를 비롯하여 일하는 방식 및 기술을 배우는 온보딩 미션을 모두 줌이나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툴을 활용해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했습니다. 네이버의 경우 자사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활용하여 본사 공간을 그대로 재현한 가상 공간에서 온보딩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죠.
그렇다면 레몬베이스는 어떻게 온보딩하고 있을까요? 레몬베이스에서 구성원의 몰입과 건강한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져온 People Science 그룹의 리더 Anna는 온보딩 프로그램을 설계할 때 다음과 같은 목표를 두고 있다고 전합니다.
1) 새로운 크루가 팀에 적응하고 기존 크루와 신뢰를 쌓아 '심리적 안전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합니다.
2) 온보딩 기간 동안 신규 입사자 스스로 고민하며 팀과 조직에 기여할 수 있는 자리를 잘 찾을 수 있도록 합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질문과 고민들에 대해 리더와 모든 크루들은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함께 고민합니다.
이처럼 레몬베이스는 온보딩 과정에서 신규 구성원의 심리적 안전감 형성, 그리고 건강한 성장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하여, 최근 레몬베이스의 PO(Product Owner)로 합류한 크루 Alex는 온보딩 과정에 대해 다음과 같은 소감을 남겨주기도 했답니다.
“온보딩을 일회성의 이벤트가 아니라, 구성원의 역할을 명확히 파악하고 조직의 문화에 녹아들 수 있게 하는 하나의 ‘과정’으로 여기고 있다는 점이 이전에 다른 곳에서 경험했던 온보딩과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업무나 문화에 관련하여 생긴 질문들에 대해서도 크루들과 리더십 팀 모두가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함께 고민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고, 온보딩과 관련한 시스템이 잘 갖춰진 것 같다는 점이 스타트업답지 않은 안정감을 주는 것 같아요. 이전에 경험했던 다른 회사에서는 첫날 업무용 노트북을 지급해준 것이 온보딩이라고 부를 수 있을만한 것의 전부였던 경우도 있었는데요, 레몬베이스에서는 3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주차 별로 정해진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크루가 단순히 조직에 적응하는 것을 넘어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을 기울여주고, 지원해준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나의 역할이 명확해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짐과 동시에, 내가 조직에 잘 녹아들 수 있겠다는 안정감을 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온보딩 프로그램 어떻게 운영해야 하나요?
어떤 활동들로 온보딩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또 이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까요? 레몬베이스의 온보딩 과정에서 수행하는 활동의 일부 사례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Read Me Guide’ 작성 및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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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Me Guide는 ‘나와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나에 대한 가이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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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일하는 방식,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식, 불편함을 줄 수도 있는 습관, 좋아하는 것과 잘 하는 것, 성장하기 원하는 방향 등에 대한 짧은 문서를 작성하고, 크루들에게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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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다른 전문성과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일하는 만큼 서로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성원 간에 서로 무엇을 기대하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채워줄 수 있는지 소통하는 기회를 만드는 동시에,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크루들과의 1:1 식사 혹은 티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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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들이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서로를 알아갈 수 있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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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회사에서 서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입 구성원 스스로 자신이 어떤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 구체화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협업을 해나갈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얻어갈 수도 있겠지요.
Impact Path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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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pact Path란 온보딩에 임하는 크루가 앞으로 어떻게 일하고 성장하며 개인, 팀, 회사 차원에서 임팩트를 만들어갈 수 있을지 스스로 목표를 수립해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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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점에, 어떤 일을 하겠다는 명확하고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하며, 성과 기반으로 자신의 Impact Path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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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에 비해 팀과 회사 단위의 Impact Path를 설계할 때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데, 이 때는 팀, 회사 차원의 OKR과 자신의 업무 사이의 연결점을 찾아보고, 팀 리더 또는 리더십 팀과의 미팅을 통해 팀과 회사가 자신에게 기대하는 영향력에 대해 이해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입사 후 3개월의 온보딩 기간 동안 팀 공통이라 할 수 있는 Foundation 차원, 그리고 팀 차원의 투 트랙(two-track)으로 온보딩을 진행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신입 구성원이 쉽게 보고 따라올 수 있도록 안내하는 ‘온보딩 플레이북’을 팀별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레몬베이스 콘텐츠솔루션팀의 ‘온보딩 플레이북’ 예시. 공통으로 진행하는 Foundation 프로그램과 팀별 프로그램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정리해보자면, 온보딩은 신규 구성원에게 업무적 내용뿐 아니라 기업의 문화와 가치를 전하며 구성원을 조직에 정착시키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구성원들에게 좋은 경험(Crew Experience)을 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좋은 구성원 경험은 곧 구성원들이 더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죠. 물론 이러한 목표는 어떤 하나의 정답으로, 한 번에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방면의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역시 구성원 사이의 ‘소통’이겠지요. 구성원들이 일을 하면서 느끼는 불편한 점은 없는지 세심하게 살피고 문제를 지속적으로 개선해가는 하나의 과정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온보딩 프로그램을 준비한다면, 각 조직에 알맞은 길을 찾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보다 나은 온보딩을 만들기 위한 체크리스트
온보딩 프로그램의 목적이 설정되어 있는가?
업무와 역할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명확히 전달되고 있는가?
신입 구성원에게 온보딩 메이트를 배정하고 있는가?
다른 구성원들과 교류하며 네트워크를 형성할 기회가 충분히 제공하고 있는가?
신입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문화가 갖추어져 있는가?
성장과 커리어 발전에 대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통할 기회를 마련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