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레몬 씨(가명)는 4년차 프론트엔드 개발자입니다. 개발 팀과 제품 스쿼드(squad)에 소속되어 있는데요. 최근 연말 평가가 종료된 후 HR 부서로부터 ‘자기개발계획(PDP)을 제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PDP를 왜 작성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자기개발계획(Personal Development Plan, 이하 PDP)을 제출하셨나요? 개인개발계획(Individual Development Plan, IDP)으로도 불리는 PDP는 평가 이후 구성원이 가진 역량을 스스로 되돌아보고 구성원 개인의 경력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실천 계획을 구체화한 것입니다. 아래와 같은 양식으로 구성된 PDP는 조직 내에서 평가가 끝난 후 매년(혹은 격년으로) 작성하게 됩니다.
자기개발계획(PDP) 템플릿(레몬베이스 제작)
김레몬 씨처럼 왜 굳이 구성원 개인이 PDP를 작성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면서도, 조직에 제출해야 하는 문서이기에 대강 작성할 수는 없어 골머리를 앓은 하이커가 계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PDP는 잘 작성한다면 구성원과 조직 간 소통의 창구로 활용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구성원과 조직이 함께 성장하는 토대가 될 수 있습니다. 구성원 개인이 자신의 경력 목표와 실천 계획을 PDP에 잘 담아낸다면, 조직은 이를 바탕으로 역량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지원을 구성원에게 제공할 수 있겠지요. 결과적으로 구성원은 조직의 지원을 받아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링크)
그렇다면 효과적인 PDP는 어떻게 작성해야 할까요? 앞서 제시한 템플릿의 빈칸을 함께 채워가면서, PDP를 작성할 때 고려해야 할 점들을 찬찬히 짚어보겠습니다. 김레몬 씨의 PDP 작성기를 따라가다 보면, 하이커 님의 성장에 밑거름이 될 PDP를 작성하실 수 있을 겁니다 
경력 목표 설정
개인 경력 목표는 희망하는 직무와 그 직무에서 기대되는 역량이나 스킬, 지식을 포함해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합니다. 만약 다른 직무로의 전환을 원한다면, 이를 경력 목표에 반영할 수 있겠지요.
우선 각 경력 목표에 대해 적절한 기한을 설정해야 합니다. PDP 수립 주기는 매년 혹은 격년으로 조직마다 다를 수 있어, 조직 내 평가 주기나 PDP 수립 시기를 고려하여 목표의 기한을 설정할 수도 있지요. 만약 조직 내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다면 수년 단위의 장기 목표를 세우고, 이를 쪼개어 단기 목표로 수립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인 김레몬 씨는 장기적으로 스쿼드를 이끌 수 있는 리드 개발자가 되고자 합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을 습득해야 하고 더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하지요. 따라서 김레몬 씨는 장기 목표를 ‘5년 후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고 경험해서 시니어급 또는 리드 개발자 수준의 역량을 발휘하는 것’으로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리드 수준의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 ‘1~3년 이내에 도메인 지식을 빠르게 학습하여 Squad(제품 조직)에서 부족함 없이 기술을 지원하는 것’을 단기 목표로 설정했어요.
역량 Profile: ‘개발 필요 역량’ 파악
경력 목표를 수립했다면, 다음 단계는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역량, 스킬 및 지식을 바탕으로 개발이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입니다.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기 위해 조직 내 리뷰 결과를 활용할 수도 있고, 필요할 경우 리더에게 1:1 미팅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
조직 내 리뷰 결과나 피드백을 통해 나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기
지난해 리뷰 결과를 활용해보세요. 업무 중 동료와 주고받은 피드백이 있다면, 피드백의 내용을 점검해보는 것도 좋지요. 자신의 강점이나 약점이 더욱 명확해질 겁니다.
김레몬 씨는 지난 연말 역량 평가에서 ‘커뮤니케이션 스킬’과 ‘성장 마인드셋’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문제해결력’과 ‘분석력’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리뷰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문제해결력과 분석력은 경력 목표인 ‘리드 개발자’에도 필요한 역량이므로 김레몬 씨는 이 둘을 ‘개발 필요 역량’으로 설정했습니다.
같은 스쿼드 내에서 동료와 주고받은 피드백을 통해 TypeScript, AWS 등 스킬이나, CI/CD, 애자일 방법론, 데이터 시각화 등의 지식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지요.
•
직속 리더와의 1:1 미팅 활용하기
조직 내에서 역량 평가를 실시하지 않거나, 경력 목표를 위해 어떠한 역량을 개발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다면 직속 리더에게 미팅을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PDP 초안을 모두 작성한 이후에 리더와 미팅을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예일대는 오히려 PDP를 작성하는 과정 전반에 걸쳐 리더와 지속적으로 미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링크) 직속 리더는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이면서도 조직 내에서 내가 필요로 하는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해줄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역량 개발 계획
앞선 단계에서 개발이 필요한 역량을 파악했다면, 해당 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방법이 필요하겠지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마련하는 것이 이 단계의 목표입니다.
실천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는 조직 내에서 얻을 수 있는 물리적·심리적 자원(resource)을 충분히 탐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직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원하는 역량을 키우기 위해 가장 손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지요. 강의식 교육 외에도 조직 내 리더나 동료들에게 받는 코칭이나 멘토링도 효과적인 학습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SHRM에 따르면, 특정한 사람을 모델로 하여 그의 행동을 따라 배우는 ‘모델링’은 대표적인 성인 학습법 중 하나입니다.(링크)
김레몬 씨는 문제해결력을 키우기 위해 사내 동료와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또한 경험이 풍부한 조직 내 리더와 1:1 멘토링을 진행하면서 비즈니스 요구사항에 따른 적정 기술을 이해해 분석력을 높이고자 합니다. SPA 개발 역량을 높이고 인프라 지식을 학습하겠다는 스킬·지식 개발 계획도 수립했지요.
자기 개발 현황 관리
반기 단위로 PDP 점검을 진행하는 조직 내 회고 주기에 맞추어 김레몬 씨는 스스로 자기 개발 현황을 회고하고, 리더와의 면담을 통해 피드백을 주고받았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에 참가하겠다는 기존 계획에서 더 나아가 사내 해커톤에서 팀장으로 활동하여 문제해결력과 리더십 역량을 높일 수 있었지요. 리더도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김레몬 씨는 커뮤니케이션을 포함한 협업 능력이 성장했다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여러 번의 회고와 검토를 마친 PDP는 한 해 동안 김레몬 씨가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충분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김레몬 씨의 사례처럼, 잘 작성된 PDP는 조직에서 나의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줄 수 있고, 동시에 어떻게 성장해왔는지를 보여주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조직이 구성원에게 직무, 직책, 직급별로 통일된 교육을 일방적으로 제공했다면, 이제는 구성원 개개인이 원하는 목표를 세우고 필요로 하는 지원을 직접 요청할 수 있는 환경으로 인사제도가 변화한 것이지요. 각자의 목표와 실천 계획 및 현황을 잘 담은 PDP는 구성원이 스스로 원하는 방향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든든한 발판이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