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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건강'을 진단하는 방법의 진화

Updated
2021/08/20
Tag
리뷰
협업
By
피세영(People Scientist) sarah@lemonbase.com
조직에 대한 구성원의 만족도는 어떻게 결정되고,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요? 구성원의 경험(employee experience)은 인적자원관리(HR)의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HR 담당자의 주요 목표 중 하나도 조직 내부 고객인 구성원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되었죠. 조직에 만족하는 구성원의 비율이 높을수록 조직이 효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조직 효과성(organizational effectiveness)'이 커진다는 것은 직관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가설입니다. 조직 효과성을 결정 짓는 요소 중 하나로, 구성원의 만족도를 반영한 개념이 '조직 건강(organizational health)'입니다. 과거에 조직을 구성원의 합이란 관점에서 기계적으로 바라보던 것과는 달리, 구성원의 합 이상으로 조직 그 자체가 생명력을 갖고 있는 유기체라고 보는 관점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사람이 건강검진을 하듯, 조직도 건강한지 주기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 이유이지요. 구성원을 대상으로 조직의 건강을 진단함으로써 구성원간의 상호 작용, 조직 전체의 일하는 방식을 살펴보고, 어떤 역량을 개선/강화해야할지를 확인하는 것이 이 활동의 목적이 됩니다.
지난 몇십 년간 조직 건강도를 진단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식은 직원 의견 조사(EOS, Employee Opinion Survey)였습니다. EOS는 매년 또는 반기별로 익명 진단 형태로 실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조직 진단 도구를 개발하는 전문 회사들이 Employee Effectiveness(구성원 효과성), Employee Engagement (구성원 몰입도), Employee Satisfaction(구성원 만족도) 등 여러 이름을 붙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그 명칭 또한 다양해졌습니다.
이러한 서베이 방식의 진단은 꾸준히 데이터를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래와 같은 몇 가지 한계점도 드러났습니다.

(1) 직원 의견 조사(EOS)의 한계

한계 1. 정량적인 점수 척도, 신뢰도, 타당도 등을 검증해야 한다.
행동 양상 등의 진단 영역에 대해 구성원이 느끼는 감정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수치화하기 위해 '리커트(Likert) 척도'에 따라 응답하도록 설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응답자가 각 숫자에 대응하는 '매우 그렇지 않다' ~ '매우 그렇다'와 같은 보기를 강제 선택하게 함으로써, 수치적 결과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 결과 점수를 해석하는 데에 있어 실질적인 의미를 발굴해 내기가 어렵습니다. 예컨대, 6점은 5.5점보다 얼마나 높은 것일까요? 또한, 각 문항이 측정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측정하는가(타당도), 측정을 거듭해도 재현이 가능한가(신뢰도) 역시 검증해야, 비로소 정확한 측정이 가능합니다. 한마디로, 정량적인 진단을 제대로 준비하고 설계하여 결과를 해석한 것은 참 까다로운 일입니다.
한계 2. 정확한 팀별 점수 트렌드 파악이 어렵다.
이 방식은 전체 조직의 평균 점수와 전반적인 만족도 현황 점수를 파악할 수는 있어도, 특정 팀이 어떤 상태에 처해 있는지 비교하여 명확히 알기가 어렵습니다. 인원수가 3명인 A팀의 조직 건강도 평균 점수가 4점이고, 인원수가 10명인 B팀의 평균 점수가 3점이라면, A팀이 B팀에 비해 얼마나 더 건강한 팀인 것일까요? 평균 점수 1점의 차이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요? 비교의 편의를 위한 정량화가 오히려 팀별 성장을 위한 결과 해석에 혼동을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한계 3. 구성원들의 응답 시점과 구체적인 실행방안(action item) 도출 시점 간 차이가 크다.
서베이 방식은 긴 주기를 가지고 스냅샷처럼 연례, 또는 반기별 만족도 조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결과를 도출하고 액션 아이템이 담긴 보고서를 만들고 나면 이미 수주에서 많게는 수개월이 지나 있기도 합니다. 즉, 조사 결과에 따른 개선 방안의 도출 시점과 직원들의 응답 시점 간 차이가 큽니다.

(2) 팀 헬스체크의 등장

2010년대 초반, 스포티파이의 연구개발(R&D) 팀에서 애자일 팀(Tribe, Squad)의 헬스체크 방안을 연구하면서 '팀 헬스체크(Team Health Check)'가 본격적으로 등장했습니다. 스포티파이 R&D 팀은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 결과물을 '스쿼드 헬스체크 모델(Squad Health Check Model)'로 정리해 전파했습니다. (스포티파이의 '스쿼드 헬스체크 모델'이 어떤 항목들로 구성되어 있는지 궁금하다면, 이 글(링크)을 살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러한 스포티파이의 헬스체크 방식은 앞서 밝힌 직원 만족도 조사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몇 가지 특징을 지닙니다.

특징 1. 인위적인 점수화가 아닌, '시각화' 기반으로 한눈에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

인위적인 점수화가 아닌, 구성원의 감정 상태를 나타내는 시각화(예: 신호등/스마일 등)로 각 진단 영역을 표현하는 방식을 따릅니다. 그리고 보통 워크샵 형태로 진행하기 때문에 팀 구성원간 깊은 논의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트렌드를 살펴보기 위해 improving(↑ 개선되고 있음) stable(그대로임), worsening(↓ 악화되고 있음)과 같이 지난 헬스체크 대비 변화 방향성을 화살표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징 2. 보다 빈번하게 팀의 건강도를 파악할 수 있다.

보통 EOS는 운영 준비와 결과 분석, 보고서 도출까지 많은 시간이 들어갑니다. 그러다 보니 HR 팀 입장에서는 빈번하게 수행하기가 부담스럽죠. 하지만 팀 헬스체크는 진단 영역이 설정되면 각 구성원들의 감정 상태와 생각을 보다 빈번하게 공유하는 방법입니다. 팀의 스케줄에 맞게 보다 빈번한 주기로 워크샵을 열어 건강도를 체크할 수 있습니다.

특징 3. 팀 내 회고와 토론 과정에서 개선 방안을 도출할 수 있다.

HR 팀이 직접 각 팀의 모든 상황을 파악해 액션 아이템을 발굴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각 팀의 내부 사정을 아는 것은 바로 그 팀에 소속된 구성원들이기 때문이지요. 팀 헬스체크 워크샵에서 팀원들이 회고 과정에서 직접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면 탁상공론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액션 아이템 도출이 가능해집니다. 구성원들이 팀 헬스체크의 최종 결과물을 살펴보고, '우리 팀은 어떤 영역에서 가장 개선이 시급한지' 결정하는 투표를 그 자리에서 바로 진행한 뒤 그에 대한 해결책도 함께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조직 내외부 환경에 맞는 진단 방식을 찾고 있거나, 주기적인 팀 회고 방식 도입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팀 헬스체크'를 일부 조직부터 시범 도입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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