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쁜 하이커를 위한 세 줄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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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채용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단연 ‘스킬’입니다. 왜일까요? 급속도로 변하는 사회에서 과거의 역량과 경험만으로는 변화를 따라갈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현재 가진 스킬을 발판으로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채용 기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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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당면한 숙제는 ‘스킬 중심의 성과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입니다. 실제 최근 ‘스킬 사전’을 구축하고, 사내 업스킬링/리스킬링 수요를 파악하며, 스킬 기반의 보상 체계를 고민하는 등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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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원은 이러한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본인이 가진 스킬 기반 경쟁력을 체크하고 스킬 개발에 나서야 합니다. 스킬 개발을 통해 조직 내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여지가 커진 상황을 기회로 만들어 봅시다!
매해 입춘이 지나고 꽃샘추위가 올 때면, 주요 기업들은 상반기 신입, 경력 사원 채용에 본격적으로 나서는데요. 수시 채용 확대로 채용의 기조가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2~3월에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채용 담당자들의 손길이 바빠지는 건 여전한 것 같습니다. 삼성은 3월 둘째주에 채용이 본격 시작되었고, LG와 SK도 올초 코로나 백신 접종자 증가 이후 대규모 채용 계획을 발표했네요.
핵심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기업의 경쟁은 날로 심화되고 있으며, 특히 최근 들어서는 기업의 규모나 업력과 관계 없이 시장에서 각광을 받는 특정 ‘스킬(Skills)’을 가진 인재를 선점하기 위해 채용 전략을 세우지 않는 기업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과거에는 관련 학위와 전 직장 경력이 직무 적합성을 증명해준다고 여겨 서류 검토에서 합격이 되면 역량 기반 면접으로 우수성을 가늠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조직이 필요로 하는 스킬을 가진 지원자인지 직접 검증하는 채용을 지향하는 모습입니다. 개발자직군의 코딩테스트, 기술 면접, PT 면접 등의 별도 시험과 프로젝트가 그 예시입니다.
한편, 필요한 스킬을 새로운 구성원으로 채우는 것도 필요하지만, 기존 구성원의 스킬을 점검하고 리스킬링과 업스킬링으로 변화에 대비하여 신규 직원과 기존 직원 간 불협화음이 나지 않게 대비하는 것 역시 필수입니다.
그래서 이번엔 성과관리 트렌드 2022의 속편으로, 레몬베이스가 트렌드로 짚어본 ‘스킬 중심의 인재경영’ 시대에 스킬 중심 채용, 평가와 보상 등의 성과관리 측면에서 조직과 개인이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에 관하여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스킬셋의 변화와 스킬의 급부상
스킬은 ‘훈련이나 반복 학습으로 습득되는 능력’이라는 뜻을 지닙니다. 미국 노동성(US Department of Labor)에서는 표준직업분류를 데이터베이스화 해서 운영하는데요, O*Net이라는 직업 정보 네트워크에서 각 직무별로 KSAOs(Knowledge, Skill, Ability, Others)를 정의해 공개하고 있습니다.
국내 초등학생 희망 직업 1위라는 운동선수(Athletes and sports competitors)를 O*Net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이 해당 직업의 지식(knowledge), 기술(skills), 능력(abilities)이 나오고 기타(others)에 해당하는 업무 활동(work activities), 상세 업무 활동(detailed work activities), 업무 환경(work context), 교육 수준(education), 업무 스타일(work styles), 연관된 직업(related occupations), 임금과 고용 트렌드(wages & employment trends) 등을 함께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O*Net에서 ‘운동 선수(athletes)’를 검색했을 때 나오는 요구되는 스킬(Skills) 목록
최근에는 어떤 직업이든 소프트웨어 기술 역량이 기본 역량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technology skills’도 따로 분류해 정리하고 있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데이터베이스가 있는데요, 국가 공무원 채용이나 공기업 시험에 관심을 가지신 적이 있다면, 국가직무능력표준(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즉, NCS라는 모델에 대해 들어보셨을 것 같습니다. NCS의 경우, KSA(Knowledge, Skills, Attitude), 즉, 지식, 기술, 태도를 기준으로 각 직무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직무 중심(job-based) 또는 역량 중심(competency-based)의 채용 기조에서는 직무 수행을 우수하게 수행하는 개인의 내재적 특성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당시에 스킬은 앞서 언급된 KSAO, KSA 등의 분류에서 직무를 설명하기 위한 구성 요소로 취급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제 ‘스킬’이 전면에 나왔습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과거의 직무 및 역량 중심 체제에서는 각 직무에서 필요로 하는 스킬을 목록화하고, 이것을 가지고 있는 우수인재를 찾는 방식의 다소 고정적이고 정적인 채용을 했습니다. 대부분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지식, 스킬, 능력은 학업 수준, 그리고 경력직이라면 과거 회사에서 맡은 일을 토대로 파악할 수 있었지요.
채용시장에서 ‘스킬’의 위상 변화
그런데 인사팀이 구축한 스킬 목록은 현업의 실정과 맞지 않게 되고 과거 시점에서 정리한 요구 스킬과 역량 항목이 빠른 속도로 과거의 것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이제는 학위와 인적성 검사로 역량을 증명하기보다는, 회사에 채용되었을 때 어떤 스킬을 발휘해 일을 해낼 수 있는지 밝혀내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 것입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컴퓨터나 데이터 관련 전공자가 아님에도 사설 기관이나 국가인증 기관에서 프로그래밍이나 데이터 분석 스킬을 배워 프로그래머로 커리어를 변경하는 경우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채용 평가 시에도 표준화된 스킬과 역량과 경험의 총량으로 각 구성원을 판단하기보다는, 현재 가진 스킬을 발판 삼아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고 민첩하게 적응할 수 있는지를 후보자의 미래 잠재력을 토대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일례로, 맥킨지(McKinsey) 파트너 출신인 바이런 오거스트(Byron Auguste)가 설립한 비영리조직(NGO)인 Opportunity@Work는 ‘STARs(Skilled Through Alternative Routes)’라는 ‘시장에서 쉽게 찾기 힘든 인력 풀’을 기업에 연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STARs는 다양한 경로로 스킬을 배운 구직자, 대안 교육 제공자(업체), 기업을 연결해주는 모델입니다. 학위는 없지만 필요 스킬을 갖춘 구직자가 견습생부터 차근차근 자신이 원하는 커리어 영역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구인난에 시달리는 기업에는 원하는 스킬을 보유한 숨겨진 인력을 찾을 수 있도록 연계합니다. 학력과 경력으로 바로 심사되는 인력, 그리고 일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학위를 가진 사람들이 채워진 학력 인플레이션 풍조 모두를 해결할 수 있는 일종의 ‘운동(movement)’과 같은 것이죠.
지금까지 채용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난 스킬의 급부상에 대해 다뤄보았는데요. 그렇다면 기업과 구성원들에게 어떤 변화가 예상되고,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지를 본격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스킬 중심의 성과관리를 위한 기업들의 당면 과제
‘스킬 사전’의 구축과 디지털화
앞서 소개된 O*Net, NCS와 같은 표준직업분류 데이터베이스처럼, ‘스킬 사전’ 또는 ‘스킬 데이터베이스’의 필요성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조직과 개인이 서로 같은 용어로 특정 스킬을 이해하고 설명해야 채용/고용 기회를 증진시킬 수 있고, 조직 내에서 관리도 용이할 것입니다.
최근 머신러닝, 첨단 보안 기술로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의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 마스터카드의 파라그 메타(Parag Mehta) 수석부사장은 한 인터뷰에서 “구성원들에게 교육해야 할 스킬을 찾아내고 재교육하는 과정은 각 단계를 따로 분리하여(silo) 생각하기보다는 연속적인 과정(continuum)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개인별 스킬을 파악해서 가장 적합한 직무와 연결시킨 뒤 교육 또는 스킬을 익힐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디지털 기술이 해결책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업스킬링/리스킬링 니즈 파악
글로벌 HR 컨설팅사 머서(Mercer)에 따르면, 스킬 중심의 조직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미래에 필요한 스킬을 이해하고, 애자일한 조직을 구축하고, 조직 내에서 누구에게 업스킬링이 필요한지 확인하고, 스킬 기반의 보상을 하는 등의 구체적인 활동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한편, 조직에 새롭게 요구되는 스킬을 무작정 채용으로 채우기보다는, 조직의 맥락을 잘 이해하고 있는 재직자 중에서 스킬 재교육으로 조직이 요구하는 스킬을 공급하는 직원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중요한데요. 예컨대 IBM에서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중심의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를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집중해야 할 고객 및 산업에 있어서 큰 변화를 맞았습니다. 따라서 구성원들에게 새 전략에 맞는 전문성 개발이 필요해졌습니다. IBM은 인사 체계를 기존 직무 단위보다 더 세분화된 스킬 단위로 정의하는 작업부터 시작했습니다. 인공지능으로 직원의 인사 데이터를 분석해 직원의 담당 업무에 가까운 다수의 스킬을 인공지능이 추천하고, 관리자가 가장 알맞은 스킬을 주요 스킬(primary skills)로 지정하여 직원과의 리뷰 및 평가 시간에도 스킬 개발을 권장할 수 있게 장치를 마련했다고 합니다.
스킬 기반의 보상
스킬 기반의 보상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앞서 살펴본 ‘성과관리’ 또는 ‘평가’에서의 대화가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 개개인의 성과가 어떠한지 객관적인 평가를 진행한 후, 리스킬링과 업스킬링이 필요한 개인이 분류되고 그들에게 교육 기회가 제공되어야 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것이 보상으로 연결되려면, 스킬에서 진척이 있는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위한 보상도 함께 동반된다는 점을 명확히 알려줄 수 있어야 합니다. 어쩌면 과거에는 사내 변호사, 회계사, 기술사 등 일부 전문 자격을 가진 사람에게 주어지던 자격 수당이 앞으로는 보다 다양한 스킬에 대해, 그 숙련도에 따라 차등화되어 지급될 수도 있겠습니다. 보상도 개인의 세부적인 스킬셋에 맞게 개인화(personalization)되는 세상이 올 수 있겠죠. 다른 구성원보다 적극적으로 성장 노력을 보이고 조직이 요구하는 ‘스킬’을 개발하는 행동을 보인다면, 공정하고 합당한 보상을 제공해야 하지 않을까요.
구성원은 어떤 대비를 해야 할까?
커리어에 대한 고민은 사회 초년생이나 취업 준비생에게만 국한된 문제는 아닙니다. 재직자 역시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어떤 스킬을 습득해서 어떻게 경쟁력을 갖출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구성원 개인은 아래와 같은 체크리스트를 통해 본인이 가진 스킬 기반 경쟁력에 대해 스스로 평가해보는 시간을 가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의 직무에서 앞으로 요구될 새로운 스킬은 무엇인가?
혹시 다른 직무나 분야로 진출하고 싶다면, 어떤 스킬을 가져야 하는가?
나는 어떤 스킬을 개발하고 싶은가? 개발하고자 하는 스킬 간 우선순위는?
나의 직무에서 요구하는 스킬을 개발하기 위해 어떤 교육/훈련이 필요한가?
해당 스킬을 개발하기 위해 회사 내외부에서 제공되는 교육이나 훈련이 있는가?
“스킬 개발(skills development)이 중요한 시대”
스킬 중심의 조직 운영과 그에 따른 변화를 연구하면서 느낀 점은, 개인의 후천적인 개발 노력으로 조직 내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여지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스킬 중심의 인재경영’이란, 기업은 채용과 인재 육성 관점에서 성장 욕구를 가진 직원들에게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구성원은 스스로가 미래 전략에 맞는 스킬을 가졌는지 점검하여 스킬을 수직적/수평적으로 확장할 방안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한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