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 Library
home
리뷰
home

‘주 4일제’ 실험의 의미

월화수목일일일. 금요일에도 출근하지 않는 것이 '뉴노멀'이 되어가는 걸까요? 이달 들어, 카카오는 '격주 놀금'을 시행했고, 평생교육 전문기업 휴넷 역시 매주 금요일 모든 임직원이 전체 휴무하는 '마이데이' 제도를 정식 도입했습니다. 이에 앞서 SKT도 월 1회 금요일에 쉬던 '해피 프라이데이'를 월 2회로 확대했습니다. 이렇게 국내에서도 주 4일 근무제 실험을 거쳐 근무시간 단축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Lemonbase Camp Weekly(LbC Weekly)도 이런 실험을 둘러싸고 어떤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지를 따라가보려고 합니다.
LbC Weekly는 성과관리 서비스 레몬베이스의 지식과 노하우를 모아둔 '레몬베이스 캠프'에서 최신의 이슈와 트렌드만 선별하여 보내 드립니다.
2022.7.27. #16
이번 주 성과관리 고민은 주 4일 근무제입니다.

100년 만에 '주 5일제'에서 '주 4일제'로?

아이슬란드에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노동인구 약 1%에 달하는 2500명이 참여한 실험을 비롯하여 팬데믹 전에도 주 4일제 시도가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상황이 급진전되고 있습니다. 국제 비영리단체 '포데이위크 글로벌'은 지난달부터 영국에서 70여 개 기업, 3300여 명의 근로자와 함께 '대규모' 실험에 나섰습니다. 6개월 동안 근로자들이 100%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80%의 시간만 근무하고 임금은 100% 그대로 받는, 이른바 '100:80:100' 모델입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옥스포드대, 미국 보스턴대 연구자들은 이번 실험에서 주 4일제를 도입하면, 스트레스와 피로, 직업과 삶의 만족도, 건강, 수면, 여행 등 여러 측면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측정할 예정입니다.

주 4일제에 대한 인식 변화

팬데믹으로 인해 원격근무, 단축근무 등 다양한 근무 형태를 경험하면서 새로운 근무 제도가 가능하다는 인식이 싹텄고, 팬데믹 이후로도 유연성에 대한 요구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데요. 포데이위크 글로벌의 조 오코너 CEO는 "팬데믹이 게임체인저"라고 말했습니다.
영국 레딩대 헨리비즈니스스쿨의 2021년 11월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3분의 2 이상이 '앞으로의 비즈니스 성공에 주 4일제가 필수적'이라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링크) 이 조사 결과에서 2019년 대비 '주 4일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늘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경영진의 78%가 구성원들이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고 답했으며, 이는 2년 전보다 5%포인트 증가한 수치입니다. 70% 이상의 응답자가 주당 근무 시간이 단축되면 전반적인 삶의 질이 향상된다는 데 동의했고, 이미 주 4일제를 시행하고 있는 기업 중 68%는 유연한 근무방식이 인재를 채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습니다.

헨리비즈니스스쿨이 주 4일제가 비즈니스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조사한 결과의 일부로, 노란색 범주는 2021년, 회색 범주는 2019년 조사의 결과를 나타냅니다. 구성원들이 스킬 개발에 더 많은 시간을 쓴다(64%),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66%), 업무 품질, 생산성이 향상된다(64%) 등의 응답이 눈에 띕니다. 헨리비즈니스스쿨 백서 캡처
이러한 인식 변화에 따라 1926년 헨리 포드가 도입한 지 약 100년 만에 '주 5일제'가 가장 거세게 흔들리는 모습입니다. 한국에서는 2005년 본격적으로 민간 기업으로 확대되었지요. 이제 기업들은 인재를 놓고, 정부는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경쟁하는 카드로 '주 4일제'를 내보이고 있습니다. 그 결과, "주 5일 근무제는 최후의 형태가 아니다"란 헨리 포드 포드자동차 창업자의 말처럼 새로운 근무 형태가 나타나고 있네요.

'주 4일제' 도입하면

다만 지금 진행되고 있는 실험의 조건이 '임금 삭감 없는 주 4일제'이기 때문에 계획과 준비 없이 무작정 근무시간을 줄일 수는 없습니다. 첫째, 근무시간을 줄이면서 생산성은 높이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 질문할 수 있습니다.
주 4일제의 효과를 증명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일본 지사의 실험 결과가 자주 언급됩니다. MS 재팬은 2019년 8월 2300여명의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5주 동안 금요일에 쉬는 주 4일제를 시행했고, 급여는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했습니다. 그 결과, 생산성이 전년 동기 대비 40% 높아졌다고 발표했습니다. 회의 시간은 30분으로 제한을 두고, 화상회의와 같은 원격 커뮤니케이션도 장려하여 의사소통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려고 노력한 것을 생산성 향상의 비결로 꼽았는데요. 부가적으로 전력사용량 등 기타 비용 감소 효과도 관찰됐습니다.
글로벌 소비재 기업인 유니레버는 2020년 12월부터 뉴질랜드지사 구성원 81명을 대상으로 1년간 주 4일제를 시범 운영했습니다. 이 실험 소식을 알리며 유니레버 뉴질랜드 지사의 닉 뱅스 이사는 "우리의 목표는 시간이 아니라 성과를 측정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링크) 이를 위해 계획을 자주 검토하고, 적용하면서 작업을 짧은 단계로 나누는 프로젝트 관리 방법인 애자일 방법론을 도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애자일 방법론을 통해 불필요한 관료주의를 부추기는 작업을 제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비효율을 줄이겠다는 뜻을 밝힌 것입니다.
물론 효율을 강조하는 이 같은 방법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갤럽의 연구에 따르면, 주 4일 근무한 사람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고, 만성적인 피로에 시달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난 반면 회사, 리더와 단절되어 고립감을 느끼는 구성원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근무시간이 줄어든 만큼 더 압축적으로 일해야 하는 까닭에 상호교류가 줄어들고, 리더 혹은 동료로부터 피드백을 받기도 어려워지는 결과도 나타나고 있습니다.(링크) 일주일에 3일을 쉴 수 있는 대신 근무일 중엔 휴게 시간은 줄어들고 업무 압박은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주 4일제의 장단점
두번째 질문으로 모든 비즈니스에 주 4일제를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짚어보아야 합니다. 미국 인적자원관리협회(SHRM)에 따르면, 상시적으로 고객의 요구에 대응해야 하는 로펌의 경우 주 4일제를 도입하더라도 실제로 근무시간이 줄어들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의료 종사자들의 근무시간 단축을 통해서도 서비스 품질이 향상되는 결과가 나타났지만, 교대근무를 위해 비용 증가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링크) 이처럼 모든 업종, 직무에 주 4일제를 도입하기 어려울 경우 직종 간, 기업 간 불평등이 확대될 위험도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주 4일제를 지금 도입해야 할까요? 아직은 시기상조일까요? 올해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주 4일제를 주제로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The Four-Day Week: Necessity or Luxury?'란 제목으로 진행된 패널 토론에서 토론자들은 근무시간 단축 실험의 핵심은 '유연성'에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구성원들의 니즈가 모두 다를 수 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춘 것이지요. 앤 마리 슬로터 뉴 아메리카 CEO 겸 프린스턴대 교수는 "지식노동자들이 정시에 일을 마치는 것(on-time)이 아니라, 과업를 중심으로(on-task)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시간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몇 시간 일했는지(presence)를 측정하는 것이 더 쉬울 수 있으나, 성과(performance)를 중심으로 한 경영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조사에 따르면, 구성원들은 장소보다 시간의 유연성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2022년 5월에 진행된 세계경제포럼(WEF) 패널토론에서 'The Four-Day Week: Necessity or Luxury'란 제목으로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좌장은 애덤 그랜트 미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교수가 맡았습니다. 유튜브 영상 캡처
 구성원들에게 유연성과 자율성을 부여하여 생산성을 높인다는 목적을 잊지 말고 순차적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주 4일제를 도입할 경우, 워크플로우와 협업, 고객 대응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3개월 정도의 파일럿을 통해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이지요.(링크) 결국 지금은 각 조직의 상황에 따라 저마다의 실험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