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하이커 님
지난 1월 Lemonbase Camp Weekly(LbC Weekly)를 통해 전해드린 <성과관리 트렌드 2023> 기억하시나요? 레몬베이스는 2023년의 성과관리 트렌드 중 하나로 '중간관리자의 번아웃 심화'를 제시했습니다. 팬데믹을 지나오면서 중간관리자의 업무와 책임이 늘어났고 이에 따라 번아웃 위험성도 높아진 것이지요.
중간관리자의 번아웃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에는 '마이크로매니징'도 있습니다. 언뜻 생각해보면 중간관리자도 경영진이나 상위 관리자의 업무 관리에 놓인 사람들이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중간관리자의 번아웃에 영향을 주는 마이크로매니징은 받는 것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중간관리자가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 마이크로매니징도 중간관리자가 겪는 번아웃의 요인이 됩니다.(링크) '내 번아웃이 내가 하는 마이크로매니징 때문일 수 있다고?' 하고 놀란 하이커가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장 스스로를 마이크로매니저라고 생각하는 경우부터 많지 않겠지요.
마이크로매니저의 업무시간은 누구보다도 분주하게 흘러갑니다. 구성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하나하나를 걱정하고 이에 관여하려면 신경 쓸 일이 여간 많은 것이 아니라, 막상 본인의 일을 깊이 고민해 제대로 해낼 시간과 정신적 여유가 부족하다 느껴지곤 하죠. 번아웃이 올 만큼 분주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하이커라면, 오늘 LbC Weekly에서 소개하는 '중간관리자가 마이크로매니징에 빠지는 이유'를 살펴보며 나의 업무 과중과 팀에서의 역할에 대해 돌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혹시라도 마이크로매니징의 굴레에 놓여 있었다면, 오늘 레터가 이에서 벗어나는 기회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2023.2.22. #40
"제가 마이크로매니징을 한다고요?"
잠시 평소 업무 상황을 한번 되짚어볼까요. 자신이 중간관리자라면, 아래 리스트에 자신이 반복적으로 하고 있는 행동이 있는지 살펴보세요.
이 리스트는 경영 컨설턴트 해리 챔버스가 저서 <My Way or the Highway>에서 제시한 '마이크로매니저의 일반적인 행동'을 재구성한 것입니다.(링크) 여기에 제시된 행동들을 반복하고 있다면, 조직 안에서 이미 마이크로매니저라는 평가를 받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중간관리자의 이러한 행동이 팀에 누적되면, 고객이 아닌 리더에 집착하는 팀의 모습을 접하게 됩니다. 마이크로매니징의 영향권에 놓인 팀을 구별하는 뚜렷한 지표인 셈이지요. 그런데 마이크로매니저는 보통 자기가 마이크로매니징을 하고 있다는 자각을 잘 하지 못합니다. 자신이 마이크로매니저라는 것을 동료/상향(구성원→리더) 피드백, 설문 등을 통해 알게 되어 충격을 받고 나서야 상황을 인식하고 마이크로매니징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시작하곤 합니다.(링크)
중간관리자들은 왜 마이크로매니징을 놓지 못하는가?
통제력 상실에 대한 두려움
포브스에 따르면, 5000명 이상의 리더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1%가 권력에 대한 욕구가 강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링크) 권력욕이 꼭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필요 이상으로 강한 리더의 경우 직원들이 독립적으로 일해 리더의 권위나 전문성이 필요 없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 놓이면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이때 리더들이 자신의 역할과 전문성을 어필하기 위해 마이크로매니저가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기제는 재택 및 하이브리드 근무로 대면 업무 상황이 줄어든 팬데믹 상황에서 심화되었으며, 특히 구성원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면 '생산성 편집증'이 심해져 마이크로매니징에 더욱 의존하게 됩니다.(링크) 이들은 리더 지위에 대한 일종의 '실존적 위기'를 겪고 있는 것입니다.
실무를 대하는 관성적 방식과 태도
중간관리자가 되면서 개별 실무에서 팀의 업무 관리로 주 업무가 바뀌었음에도 실제 일을 처리하는 방식은 이전에 머물러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기에게 익숙한 방법으로 일을 해내려는 이들의 무의식은 업무 정보에 대한 요구, 즉 개별 업무에 대한 세세한 보고 요구로 표출되곤 합니다. 업무와 관련된 직접적인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수록, 정보를 파악하려는 무의식적 욕구가 마이크로매니징으로 드러나는 것이죠.(링크) 특히 중간관리자로서 커리어를 쌓아가면서 손에 잡히는 실무와의 연결이 점점 더 약해진다고 느낄수록, 업무와 연관된 정보를 장악하지 못하는 상황은 곧 고립감을 심화하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자신이 중간관리자 자리에 올라오기까지 수행해왔던 일의 방법과 달성 수준을 기준 삼아, 자신의 팀이 보여주는 업무의 결과를 이와 비교해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불편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 불편함 역시 마이크로매니징으로 표출되기도 하지요.
마이크로매니징이 정말 필요한 때를 모르는 조직
마이크로매니징은 경우에 따라 조직의 성과를 높이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극약 처방'에 가깝습니다. 의학에서도 약은 ‘적당량이 올바르게 쓰인 독’이라고 하죠. 실제로 경험이 없는 신입 구성원이나 조직에 새롭게 합류한 신규 구성원을 위한 온보딩 과정, 새로운 프로젝트의 시작 단계, 저성과자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단기 프로젝트, 고위험 문제의 관리 업무, 업무의 책임자가 불분명할 때 등의 특수한 경우에는 단기적인 마이크로매니징이 업무 효율과 결과 수준을 높일 수 있습니다.(링크) 그러나 마이크로매니징이 단기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는 때와 그렇지 않은 대다수의 업무 상황을 구분하지 않은 채 구성원에게 업무를 맡기는 조직이 많습니다. 개별 업무의 관리 책임을 지는 많은 중간관리자들은 '관리자 업무'를 배우지 못한 채 각자의 방식으로 이를 수행하게 되고요. 이때 중간관리자들이 가장 쉽게 선택하게 되는 관리 방법이 바로 마이크로매니징입니다.
반드시 피해야 할 유형 : ‘Fly-In & Fly-Out’ 마이크로매니징
마이크로매니징에도 여러 유형이 있습니다. 개중에서 정말 위험한 유형은 어떤 것일까요? 갤럽은 ‘자신의 방식대로 일을 처리하기 원하지만, 일의 맥락에 대한 지원이나 도움, 조언 등은 거의 제공하지 않는 사람’을 언급합니다.(링크) 모든 마이크로매니저가 모든 일에 ‘사사건건’ ‘수시로’ 개입하며 구성원을 관리하는 것은 아닙니다. 마이크로매니저의 지시를 받는 구성원 중에는 오히려 이들의 피드백과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지요. 이 경우 마이크로매니저는 평소에는 업무에 꼭 필요한 소통을 잘 하지 않다가, 그로 인해 발생한 업무적 실수나 어려움 등을 고치기 위해 단기에 세세한 지시를 쏟아내면서 더욱 마이크로매니징하곤 합니다. 이러한 마이크로매니징은 유익한 구석이 없으므로, 만약 이런 상황에 놓인 구성원/관리자라면 이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꼭 시작해야 합니다.
마이크로매니징에서 벗어나려면
우선, '마이크로매니징은 조직 전체의 문제'라는 인식부터 모든 구성원이 공유해야 합니다. <성과관리 트렌드 2023>에서 언급했듯, 중간관리자는 경영진과 일반 구성원 사이에서 '빈번한 수직적 코드 전환'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존재입니다. 마이크로매니징을 하는 중간관리자 역시 누군가의 업무 관리를 받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경영진이 마이크로매니저라면 조직 전체가 마이크로매니징에 물들 위험이 커지는 것이지요.
또 적절치 못한 마이크로매니징은 당하는 사람뿐 아니라 하는 사람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마이크로매니저가 번아웃에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처럼요. 문제의 해결은 '내가 마이크로매니저일 수 있다'는 자각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최근 많은 회사들이 2022년 성과 리뷰를 마치고 구성원에게 그 결과를 공유했을 텐데요. 이번 뉴스레터를 통해 문제의식을 느낀 하이커라면 이 리뷰들을 다시 한번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시면 어떨까요? 지난 업무 상황들에서의 내 모습을 돌이켜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동료가 준 리뷰에 유용한 힌트나 해법이 이미 제시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고 나서 문제를 정말 개선해야 한다고 느끼신다면,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레몬베이스가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매니징을 해소하기 위한 가이드 콘텐츠를 레몬베이스 캠프에 준비해두었어요. 마이크로매니징을 던져버리고 더 나은 성과를 위해 달려가려는 모든 하이커를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