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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혹은 여행의 새로운 방식, 워케이션

 하이커 님은 '워케이션(workation)'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나요? 워케이션이란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집이나 사무실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업무를 보면서 동시에 휴가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근무 혹은 여행의 방식을 의미합니다. 팬데믹 이후 재택 및 원격 근무가 보편화하면서 워케이션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는데요, 그럼에도 아직은 다소 생소할 수 있는 개념이기에 워케이션의 장단점, 제도화를 위해서 고려해야 할 사항 등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워케이션에 대한 궁금증, 이번 주 Lemonbase Camp Weekly(LbC Weekly)에서 함께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LbC Weekly는 성과관리 서비스 레몬베이스의 지식과 노하우를 모아둔 레몬베이스 캠프에서 최신의 이슈와 트렌드만 선별하여 보내드립니다.
2022.5.25 #8
이번 주에 다룰 주제는 일과 휴가 사이, 워케이션입니다.

워케이션, 디지털 노마드의 근무 방식 확산

코로나 19의 대유행도 정점을 지나 일상의 회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시점이지만, 그 일상의 의미는 이제 우리가 과거에 알던 것과는 다른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변화에 적응해오던 흔적들은 우리의 삶 이곳저곳에 남았는데요. 집이나 사무실이 아닌 휴가지에서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병행하는 '워케이션(workation)'이 업무 또는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게 된 것도 이러한 흐름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지요.
사실 워케이션이 코로나 19로 인한 팬데믹 시기에 완전히 새롭게 등장한 개념은 아닙니다. 2015년 전후로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장소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의 근무 방식을 설명하는 데 사용되었던 표현이기도 하지요. 팬데믹 기간 동안 재택 및 원격 근무가 자리를 잡게 되면서 업무 공간의 제약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국내에도 워케이션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간 마련된 원격 근무의 기반 위에서 일하는 장소와 방식을 바꾸며 접했던 긍정적인 경험들이 모여 이제 새로운 흐름(New Normal)이 만들어지고 있는데요.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에 따라 워케이션 트렌드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코로나 19의 상황과는 관계없이 말이죠.
워케이션에 대한 인식은 꽤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가 플랫폼 기업 여기어때에서 지난 4월 진행한 워케이션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워케이션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79.7%로 나타났습니다.

워케이션을 도입하는 기업들

워케이션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근무 장소의 제약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간에서 업무를 볼 수 있다는 점이겠지요. 일하는 환경의 전환을 통해 구성원들은 더 높은 집중력과 창의성을 가지고 일하며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근무 공간의 유연성은 구성원들의 전반적인 근무 만족도를 높이기도 합니다.
일을 쉬지 않고도 가족 또는 지인과 여행하는 시간을 확보하여 재충전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도 워케이션이 주는 장점입니다. 조직의 구성원들도 이제는 워케이션을 비롯한 원격 근무를 사내 복지의 일환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는 가운데, 이러한 흐름에 발을 맞추며 워케이션을 복지의 차원에서 도입하는 국내 기업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연차 휴가나 상여금과 같은 전통적 관점의 복지를 넘어 구성원에게 실질적인 편의를 제공하는 '마이크로 복지'를 통해 개개인의 세밀한 니즈를 충족하려는 시도가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지요. 이처럼 기업이 새로운 업무 방식을 도입하여 구성원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한다면, 대외적으로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도 노려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여러 기업들에서 워케이션을 도입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CJ ENM에서는 지난해 제주 월정리에 거점 오피스를 두고 워케이션을 시범 운영했습니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의 업무 효율 및 만족도의 향상을 확인하고, 올해부터는 정규 인사 제도에 워케이션을 포함할 예정이라 밝혔지요. 한화생명,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운영사) 등의 기업에서도 워케이션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구성원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전체 구성원에게 일정 기간의 휴가지 원격 근무를 보장하며 비용을 지원하는 '워케이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단순히 워케이션을 허용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제도화를 시도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점은 분명 눈길을 끕니다.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워케이션을 진행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에서는 '유연한 근무환경 구축'이라는 목표를 두고 지난해 가을 강원도관광재단과 협력하여 일주일 간 평창에서 호텔과 식사 및 법인차량을 제공하는 워케이션을 진행한 바 있는데요. 워케이션을 통해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평일 장기 관광'이라는 새로운 시장의 확보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야놀자는 "올해는 지역과 대상을 확대하여 워케이션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4월 제주도에서 한 주간 워케이션을 진행한 레몬베이스 크루들의 모습

워케이션을 도입하기 위한 조건

이와 같이 새로운 근무 방식의 하나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워케이션이지만, 마냥 좋은 점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워케이션의 장점으로 꼽힌 근무 공간의 유연성은 동시에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기도 하지요. '일을 빨리 마무리하고 놀고 싶다는 기대감'은 높은 집중력의 원천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집중력을 흐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여행지에서 느낄 수 있는 산만함, 새롭고 예측 불가능한 환경을 통제해야 한다는 부담감 등이 오히려 집이나 사무실에서 일 할 때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나 업무 부담을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은 앞서 살펴본 레몬베이스 크루들의 워케이션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사무실이나 집이 아닌 낯선 근무 환경에서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터넷 환경, 모니터, 미팅룸 등의 업무 장비, 시설을 사전에 철저하게 체크해야 했던 점이 어려웠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워케이션이 정착되고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갖춰져야 할 부분이 여전히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기업 차원에서는 근태 관리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복잡성이 높아지고, 도입 비용 및 보안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무엇보다도 워케이션 제도에 우호적인 기업문화가 형성되어야 할 것입니다. 호텔스닷컴에서 지난해 원격 근무가 가능한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워케이션이 주는 장점이 근무 경험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 동의하면서도 실제 워케이션을 다녀온 응답자는 30%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워케이션을 주저하는 가장 주요한 이유로는 '상사와 동료들이 자신을 일하지 않는 사람 또는 게으른 사람으로 인식할까봐 걱정된다'는 점이 꼽혔습니다.
워케이션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79.7%로 나타난 반면, 정착 가능성에 대해선 36.6%만 긍정적으로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어때 설문조사 결과 캡처.
워케이션이 가능한 사람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앞에서도 살펴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워케이션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답변은 90.9%로 압도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응답자의 84.5%는 아직 워케이션을 경험해보지 못 했다고 밝혔고, 워케이션의 정착 가능성에 대해서도 36% 정도만 긍정적으로 답하는 등 전망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회의적인 시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워케이션을 고려하기 이전에, 원격 근무조차 불가능한 직종이 여전히 많습니다. 워케이션의 전제가 되는 원격 근무가 가능한 직종은 IT업계 종사자를 비롯한 일부 직종으로 한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워케이션은 그저 '그림의 떡'처럼 다가올 수도 있겠습니다. 워케이션에 대한 인지도를 묻는 설문 문항에 대해 제조업, 서비스업, 자영업 종사자는 절반 혹은 그 이상이 모른다고 답한 결과에서도 이러한 현실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이번 주 뉴스레터에서는 근무 방식의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 받고 있는 워케이션에 대해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어떠셨나요? 워케이션은 이제 하나의 '뉴노멀'로서 우리의 일상에 새롭게 들어올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제시되는 한편,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과제들에 대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과연 워케이션의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고 그 장점을 살려 우리의 근무 문화로 정착시킬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저 일부의 사람들만을 위한, 잠시 스쳐가는 유행으로 그치게 될까요? 결국 핵심은 구성원들의 일과 삶 사이의 균형을 맞추며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찾아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성과관리 트렌드와 업무 방식의 변화를 둘러싼 다양한 고민들, 앞으로도 레몬베이스가 함께 풀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