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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은 환상에 불과할까요?

안녕하세요, 하이커 님
혹시 애플 TV+ 드라마 <세브란스: 단절>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기발한 소재로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97%를 기록하는 등 입소문이 나고 있더라고요. 줄거리를 잠깐 소개하자면, 루먼(Luman)이란 회사가 주요 배경으로 이 회사의 직원들은 '단절 시술'을 통해 사생활과 직장 생활의 자아가 분리된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사생활일 때는 '아우티', 직장에 있을 때는 '이니'라고 부르는데요. 아우티에겐 직장 생활의 기억이 전혀 없고, 반대로 이니에겐 사생활의 기억이 전혀 없지요. 이 드라마의 예고편을 접한 뒤 한 가지 오래된 의문이 새삼 떠올랐습니다. '워라밸(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은 일과 삶의 이분법적 분리로만 달성할 수 있는 것일까?' 그래서 이번 주 Lemonbase Camp Weekly(LbC Weekly)는 이 의문을 파헤쳐보기로 했습니다.
LbC Weekly는 성과관리 서비스 레몬베이스의 지식과 노하우를 모아둔 레몬베이스 캠프에서 최신의 이슈와 트렌드만 선별하여 보내드립니다.
2022.6.8 #9
이번 주 성과관리 고민은 일과 삶의 패러다임입니다.

일과 삶의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워라밸(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
일과 삶의 관계에 대한 사고의 틀(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습니다. 우선, 여기서 일이란 직업 생활(professional life)을, 삶이란 일 외의 사생활(personal life)을 의미하는데요. 워라밸의 관점에서는 둘 간의 균형을 추구합니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직업을 중심으로 생활을 영위하면서 일 외의 삶을 상대적으로 등한시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한 반발이 워라밸을 강조하기 시작한 배경이라고 합니다.
워라밸은 일과 삶이 시간이란 자원을 두고 서로 경쟁하는 '제로섬 게임'으로 인생을 규정하는 개념으로서 그 한계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캠브리지 사전에서는 워라밸을 일에 쓴 시간 대비 가족과 보내거나 여가 생활에 투입한 시간으로 정의하고 있는데요. 다시 말해, 일에 시간을 할애하면 일 외의 삶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게 되는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창조적리더십센터(CCL)가 제시한 대로 간단한 산수를 해보면, 권장 수면시간인 하루 7시간 30분을 잔다고 할 때 워라밸을 지키기 위해선 일에 8시간 15분을, 나머지 삶에 8시간 15분을 써야 합니다. 드라마 <세브란스: 단절>에서처럼 둘을 이분법적인 대립 관계로 보고 일과 삶을 저울질하는 모습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하지요.
사생활과 직장 생활의 자아를 분리하면 벌어질 수 있는 일을 소재로 다룬 드라마 <세브란스: 단절>의 한 장면. 이처럼 일과 삶을 상호배타적으로 보는 워라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안된 개념이 바로 워라인입니다. (출처: Apple TV +)
워라인(work-life integration; 일과 삶의 통합)
그러나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의도적으로라도 일과 삶을 통합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더이상 일과 삶을 양극단에 두고 줄다리기를 할 수는 없게 된 것이지요. CCL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으로 어디서든 계속 연락이 닿을 수 있고, 글로벌로 연결된 환경에서 근무를 하게 되면서 대부분의 관리자들이 평일엔 하루 13시간 30분을 일에 얽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면시간은 7시간30분으로 유지한다면 일 외 나머지 삶에 써야 하는 시간이 매주 26시간 15분 모자란 셈입니다.
과도하게 오랜 시간 일하거나 가족, 커뮤니티, 취미 등 나머지 삶의 영역을 돌보지 못하는 상황은 다양한 역할과 정체성을 포트폴리오로 관리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는 강조합니다. 단순히 균등하게 시간을 배분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닐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우선, 각각의 역할을 일과 삶으로 쪼개어 생각하지 말고 인생 전체를 바라보면서(a "holistic" mindset) 역할 간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영역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역할에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기술을 파악할 수 있을텐데요. 예를 들어, IT엔지니어, 저널리스트, 엔터테이너 등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면 모든 역할에서 글쓰기 능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겠지요.
공통 영역에서 기회를 찾았다면, 이 기회를 활용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고 결과를 관찰하는 실험을 반복합니다. 먼저 시간과 주변환경을 구조화한 뒤 (a) 일정 기간 한 역할에 완전히 집중한 다음 다른 역할로 전환하여 재충전할 수도 있고 (b)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일에 쓸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다른 일에 집중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른 아침 1시간 정도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c) 일주일, 한 달 등 일정 기간 안에 정기적으로 여러 역할을 완수할 수 있도록 주의 깊게 계획을 수립할 수도 있겠지요.
이처럼 일과 삶을 통합적으로 바라본 뒤 새로운 경계를 설정하고, 이 경계를 넘나드는 상황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것이 또 중요합니다. 이러한 경계를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은 언제 일에 집중할지, 언제 가족과 집중적으로 시간을 보낼지, 혹은 둘 다 한꺼번에 챙길지 등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정 기간 프로젝트를 위해 초과 근무를 할지, 또는 평일 오전 자녀의 학교 행사를 참관하고 오후에만 일할지 등 일하는 시간을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지요. 이러한 통제권이 많이 주어질수록 구성원들이 자율과 안전감을 더 많이 누릴 수 있다고 CCL은 설명합니다. 다만 이러한 통제권은 직업의 유형이나 개인이 처한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워라얼(work-life alignment; 일과 삶의 정렬)
최근엔 과도한 업무 뿐 아니라, 담당 업무에 대한 불만족도 일종의 균형이 깨진 문제 상황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팬데믹으로 인해 부각된 것은 사실이나, 특정 상황이나 세대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라고 HBR은 강조합니다. HBR이 2019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2년 동안 56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92.4%의 응답자가 자신이 수행하는 일의 품질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큰 그림'을 볼 수 있을 때, 일을 더 잘 한다고 답했습니다. '큰 그림'은 회사의 비전일 수도 있고, 개인의 커리어 목표일 수도 있겠지요. 일과 삶의 정렬을 위해서 구성원 개개인이 일을 더 잘 하도록 이끄는 동기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일과 삶의 정렬(alignment)을 위해

일과 삶은 개인의 가치에 부합하는 행동을 할 수 있을 때 정렬됩니다. Forbes는 '일과 삶의 정렬'은 단순한 것이라고 소개합니다. 인생에서 원하는 바를 명확히 알고, 각자가 소망하는 미래에 도달하기 위한 촉매로서 일을 활용하고, 의미있는 삶을 살기 위해 에너지를 쏟는 것입니다. 또, 다음의 세 단계를 거쳐 일과 삶을 정렬할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1.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우선순위, 목표를 명확히 밝힌다.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 기꺼이 에너지를 쏟고 또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일을 파악하기 위해선 따로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가족, 친구, 커뮤니티, 취미, 야외활동, 영향력, 창의성 등등이 모두 고려사항이 될 수 있습니다.
 아래의 질문들이 자신을 돌아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무엇입니까? 그 경험이 특별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어떤 사람, 장소, 사물 또는 활동이 당신의 중요한 에너지원입니까?
휴가를 갈 때 무엇을 선택하나요?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이유가 무엇인가요?
2. 현재의 상황을 평가한다.
무엇을 가치있게 여기는지가 명확해지면 이를 기준으로 당신의 일과 삶이 이 기준과 일치하는지 혹은 일치하지 않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아래의 질문들이 지금의 상황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직업적(professional) 목표와 개인적(personal) 목표가 일치하나요?
진정으로 원하는 일에 충분히 양질의 시간을 쓰고 있나요?
지금 얻고 있지 못하는 것 중에서 더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무엇이 자신을 가로막고 있다고 느끼나요? 어떤 상황에서 그렇게 느끼나요?
타협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이고, 할 수 없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혹시 너무 많은 부분에서 타협하고 있지는 않나요?
3. 재정렬한다.
현재 상황을 당장 바꾸긴 어려울 수 있지만 무엇을 더 원하고 무엇이 부족한지를 아는 것이 시작점입니다. (1) 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2) 중요한 일이지만 본인이 가치있게 생각하는 일과 일치하지 않는 일은 적극적으로 위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지요. (3) 회사에서 다른 직무를 맡거나, 이직을 하는 것도 장기적인 옵션이 될 수 있습니다.

워케이션에 대한 하이커 여러분들의 생각을 들어보았어요!

언제 어떻게 일할지를 결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디서 일할 수 있을지를 선택할 수 있다면, 일과 삶의 경계를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데서 오는 구성원의 불만족을 일부나마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5월 25일 레터에서 알아본 워케이션(work+vacation)에 대한 하이커 여러분들의 생각을 나누는 것으로 오늘의 레터를 마칩니다